나기키 에코의 데뷔작인 '내 청춘을 제물로, 그녀의 앞머리를 오픈'입니다. 제29회 판타지아대상 '금상' 수상작품. 참고로 대상은 여러모로 유명했던 '통상공격이 전체공격~' 였습니다. 그쪽은 맛보기판만 조금 읽고 던져서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3권까지 낸걸 보면 뭐 팔리긴 하는모양.
대인관계가 서투른 소꿉친구를 학원의 아이돌로 만드는 이야기...는 은근히 좀 있는 편이긴 한데, 이 작품만의 특징이라고 할만한 부분은 그 수단으로 '니코나마'를 이용한다는 점. 정말 참 요즘 시대에 맞는 소재 선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튜브가 아니라 니코나마인거는 뭐....카도카와니까 그런것도 있겠지만 작품의 분위기라던가를 보면 확실히 유튜브보단 니코나마쪽이 어울리긴 했습니다.
안 그래도 보기 힘든(요즘은 이상하게 많이 나오긴 하지만) 소꿉이를 무려 둘이나 등장시킨 멸종위기종(?)에 가까운 작품이기도 한데 천연데레 소꿉이+츤데레 소꿉이+정신연령이 초등학생에 가까운 주인공이 만들어내는 삼각관계 밸런스가 기가막혔다는게 개인적으로는 가장 고득점이었습니다. 특히 츤데레 캐릭터와 초딩수준의 주인공이 만났을 때의 효과는 아주.....다짜고짜 때리는 폭력계 히로인이라는게 호불호가 좀 심하게 갈리는 편이긴 한데 주인공이 맞을짓을 하고 다님으로서 폭력에 정당성이 생기는 신비한 구조.
옛 소꿉친구와 현 소꿉친구가 서로 '너는 주인공이 몇살때 어쩌구 저쩌구 했던것도 모르잖아!' 하면서 싸우는 장면은 명장면. 자기만이 아는 모습을 무기로 싸운다는게 참.
패러디 네타가 좀 많이 나오는 편이긴 합니다만 농림이나 냐루코 같이 패러디로 유명한 작품만큼 많이 나오는 건 또 아니라 그런 밸런스는 조절을 좀 잘 한 것 같기도. 대충 드래곤볼 정도만 알아도 되는 수준이라...나머지는 그냥 삘링으로 커버해도 되는 내용이고.
이야기 전개보다는 자잘한 에피소드로 그때 그때 개그+모에쪽에 힘을 쏟는 타입의 작품이라 시리어스 부분이 조금 부실한 면도 없잖아 있긴 했는데, 뭐 이런 작품은 차라리 처음부터 끝까지 쭉 가벼운게 낫긴 하다고 보는지라 크게 문제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근데 그걸 감안해도 좀 미묘한 시리어스 파트긴 했습니다만. 차라리 셀 게임 직후에 바로 마무리를 해버리는게 어떻게 보면 더 낫기는 했을 것도 같은데 으으음....
되도록이면 조금 길게 가줬으면 하는 시리즈긴 한데....애초에 히로인이 둘로 묶여있는 작품인지라 이야기를 길게 끌고 갈만한 요소가 마땅히 없는듯. 다른 히로인이 안 나오지는 않겠지만 암만봐도 저 둘 외에는 미래가 없을테고 실제로 이번달에 발매하는 3권의 줄거리를 보면 최종권이 아닌가 싶을 수준의 내용이라 좀 아쉬운 부분. 후지미가 통상공격쪽을 지나치게 밀어주는 탓에 다른 수상작들이 철저하게 묻혀버렸는데, 이 작품은 정작 챤넬의 소꿉이 스레에서도 그냥 흘려보내버렸다는게 안타깝습니다. 소꿉이를 1번 2번으로 나누는 게 마음에 안든다면서 '소꿉이에 1번 2번이 어딨냐 다 같은 소꿉이지. 소꿉이에 귀천없다'라는 레스는 공지에 박아놔야 하는거 아닌가.
작가가 후기에서도 썼듯이 자기가 원했던 청춘을 그대로 반영한듯한 작품이라 이대로 끝난다는게 더 아쉬울 뿐. 정말 처음부터 후기까지 빠짐없이 전부 즐겼던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