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으니까 가자고! 진 사람은 오늘 목욕탕 청소!」
그렇게 말하며 나는 먼저 달리기 시작한다.
마나미를 내버려 두고 갈 생각으로 전력으로 달린다.
「우와, 하루쨩 치사해!」
마나미도 뒤늦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 사촌 동생은 굉장한 스피드로 따라와서는.
내가 아무리 떨어트리려 해도, 눈 깜짝할 사이에 거리를 좁혔다.
타이틀 : ウザ絡みギャルの居候が俺の部屋から出ていかない。
글 : 마시로야 히데아키
일러스트 : 사쿠라 유키
레이블 : 전격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21년 2월 22일 기준)
평가 : 9.5 / 10
마시로야 히데아키의 신작인 '짜증나게 들러붙는 갸루 더부살이가 내 방에서 나가지 않는다' 입니다.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할건 음....일단 국내에 정발된 작품은 딱 하나네요. 데뷔작이기도 했던 '운율이 만드는 소환마법'. 뭐 이래저래 판타지쪽 작품을 주로 쓰던 양반. 개인적으로는 몇년 전에 제목에 라노베 주인공이 들어가던 뭐시기를 볼까 말까 잠깐 망설인적이 있기는 한데 곧바로 잊어버리고 있었던걸 보면 뭐 크게 관심은 없었던 모양.
그렇게 판타지를 주로 써오던 양반이 완벽한 현대물 러브코메디를 들고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 읽고나서 오히려 왜 이런 걸 여태 안썼던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취향에 쏙 맞아떨어졌던 작품. 담당자가 조금 더 일찍 권유를 했어야 했는데....
타이틀 그대로 갸루 히로인이 틈만 나면 들러붙는 그런 이야기인데 의외로(?) 에로노선이라던가 그런건 별로 없고 꽤 정통 러브코메디에 가까운 작품이었습니다. 사촌동생인 마나미와 클래스메이트인 사라사가 메인 히로인인데 크게 나눠서 이 두 히로인이 각각 에피소드를 나눠가져가는 형태가 대부분. 중간에 다른 에피소드도 가끔 있기는 합니다만 뭐 아무튼.
일상 위주 러브코메디가 뭐 다 그렇듯이 사실 대단한거는 아무것도 없는 작품입니다. 근데 그 일상이 재밌다는게 포인트. 항상 말하지만 흔한 소재를 재밌게 쓰는게 제일 귀중한 재능이라니까요?
마나미쪽 에피소드는 어딘가 진짜 친남매 같은 에피소드가 많아서 그쪽으로 재밌게 읽었고 사라사쪽은 착각계 러브코메디물을 보는 느낌으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마나미쪽은 사실 이번권의 시리어스 파트도 가져가고 있는데다 포지션이 좀 비겁한(?)편이긴 한데 그에 비하면 가진게 별로 없(지는 않지만)는 편인 사라사가 캐릭터는 굉장히 잘만들어진 편. 재능있는 히로인이 의외로 허당이라는 것만큼 재밌는 요소도 없단 말이죠.
그 밖에 좋았던 부분을 꼽아보면 캐릭터들 나이 설정이 상당히 절묘했다는 점. 중3~고1이라는 시기에 정말 딱 맞아떨어지는 캐릭터들과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뭐 픽션이니까 써먹을 수 있는 부분도 틀림없이 있긴 합니다만 이래저래 '아직 어리지만 어른스럽고 어른스럽지만 역시 아직은 어린' 그런 부분을 참 잘 그려낸 편. 기본적으로 개그가 메인인 작품이지만 시리어스와의 조화가 상당히 자연스러웠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에피소드2를 보고나면 속편을 안 읽을수가 없는데(사실 읽던 사람은 다 예상했겠지만) 전격쪽에서의 푸쉬가 영 시원찮은게 좀 불안한 부분. 개인적으로는 전격문고쪽에서는 도야가오 이후 굉장히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러브코메 작품인지라 쭉 길게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도야가오도 다시 살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