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츠키 타카후미의 서민샘플 11권입니다. 이번권이 서민샘플 시리즈의 마지막. 나나츠키가 2년 전부터 타카라지마샤쪽에서 일반 작품으로 꽤...가 아니고 상당히 히트를 치고 있는 탓인지 이쪽이 끝장이 나버렸습니다. 뭐 조금 더 두고보긴 해야하겠지만 아마도 한동안은 계속 저쪽에서 놀지 않을까 싶습니다.
발매 직후에도 굉장히 안 좋은 쪽으로 얘기가 많았던 이번권이었는데, 막상 읽어봤더니 아.....솔직히 말해서 정말 개떡같은 최종권이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최근 3년간 본 시리즈물 중에선 가장 최악.
애초에 10권이 에리가 메인으로 진행됐던 내용인지라 갑작스럽게 11권에서 끝이 난다는거 자체가 이상하긴 했는데, 이건 아무리 그래도 정도를 넘어섰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장르에서는 열린결말을 더 선호하고 히로인을 한명으로 좁힌다고 해도 그 과정이 매끄러우면 뭐 그럭저럭 만족하고 넘어가는 편인데, 이건 과정이고 결말이고 모조리 다 개판. 특히 과정이 제일 개판. 에필로그는 그나마 이 작품의 분위기랑 어울리는 내용이긴 했지만 이미 그 앞에서 다 엎질러진 물이라 별 효과도 없었습니다.
시리어스라고 부르기에도 거지같은 시리어스로 채워진 후반부에 비해 문화제 에피소드였던 전반부는 뭐 그럭저럭 평소와 비슷한 분위기긴 했는데....이쪽도 그 짧디짧은 분량이 모든 히로인을 우겨넣느라 전부 개작살. 심지어 에리는 숏 에피소드조차 없이 물건 맡겨주는 전당포 할매마냥 얼굴만 잠깐 비추고 끝. 전반부도 그렇고 후반부도 그렇고 에리 팬들은 이거 갖다가 다 태워먹어도 용서받을 레벨입니다. 이럴거면 10권을 그렇게 만들지를 말던가....
무엇보다 미유키가 학생으로 돌아오고 쿠로에도 들어오는판에 시리즈를 끝내버리면 이건 대체........오죠사마 4인방이야 어떻게 굴려도(?) 어울릴 애들이긴 해도 미유키랑 에리를 이딴식으로 취급하는건 정말 아니었습니다. 저도 미유키~쿠로에를 지지하긴 했는데 누가봐도 최대 피해자는 에리.
결과적으로 대체 누굴위한 최종화였나? 싶은 퀄리티의 최종화였습니다. 이치진샤 입장에서도 유일한 간판 시리즈인지라 이런식으로 끝내고 싶진 않았을텐데 역시 라노벨에서 발을 빼고 싶어하는 나나츠키 탓인걸지 아니면 썩을대로 썩은 이치진샤 편집부 탓인지.....
그렇다고 해서 나나츠키가 저쪽에서 쓰는 작품들도 개인적으론 영~ 미적지근했던지라 뭐 당분간은 이 양반이랑 별 인연없이 지낼듯. 라노베쪽에서 새 시리즈를 낸다면 또 모르겠는데 말입니다.